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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오늘의 점심

서면 존슨식당 _ 가끔은 괜찮아

by 배고픈험블 2015. 8. 11.

서면 존슨식당 _ 가끔은 괜찮아


결코 어제가 월급날이어서 이런 곳을 간 게 아니다. 매번 돼지국밥, 김치찌개 이런 것들만 먹고 살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가끔은 위에서 ‘야 묵은지 만들 일 있냐. 김치 작작 쳐먹어라’고 말하는 날이 있다. 바로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사실은 그냥 돈까스 (표준어로 돈가스 또는 포크커틀릿 이란다. 근데 누가 돈까스를 돈가스라고 하냐. 그냥 돈까스지. 혹시 부산만 이런 건가?)를 먹으러 가려던 참이었다. 돈까스야 말로 나와 같은 서민을 위한 음식 아닌가. 싸고, 양 많고, 거기다가 고기라니! 후라이드 치킨과 더불어 이거 처음 개발한 사람은 반드시 천국에 있을 거야. 하지만 입구에서 우릴 반긴건 돈까스 튀기던 사장님이 아닌 한 장의 종이였다. 휴무. 젠장. 그래서 전포카페거리쪽으로 가자고 제안했고, 덥다는 소망이와 귀찮아하는 민지를 끌고 전포동 카페거리로 향했다.


그러다 눈에 띈 존슨 식당. 예전부터 눈여겨보기는 했었는데 좀처럼 들어가 보지는 못하던 가게였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게 외부에 메뉴 가격이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일종의 ‘각’을 미리 보여주는 거거든. 사람들이 지나가다 이걸 보고는 ‘아 여기 들어가면 대략 한 끼에 얼마정도가 나가는구나’를 미리 알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니 나처럼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은 쉽게 들어가기 못하는 거지. 가게를 들어가는 내내 여기저기 기웃거려 봤으나 결국 외부에서 가격표를 찾는데 실패. 사장님 이 글 보시면 외부에 A자 간판 가격 붙여서 세워놓으세용. 매출 10프로는 더 오를 겁니다. 저희 집에 있는 슬램덩크 전집을 걸죠.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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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등장하시는 런치메이트 민지 주임의 조신한 손. 이렇게 식전 빵이 나온다.서면,서면 존슨식당,존슨식당

세트로 나오는 크림파스타. 베이컨이 꽤 넉넉히 들어있다. 향도 고소하고. 어제의 베스트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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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버거였나? 저걸 한입에 넣을수는 없고 잘라서 냠냠. 이쑤시개를 활용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서면,서면 존슨식당,존슨식당

요곤 립. 소스가 다소 자극적이다. 의외로 아스파라거스가 맛있다?!


메뉴 구성은 수제버거를 메인으로 하는 양식 음식점이다. 샐러드와 피자,파스타,라이스,스테이크,립 메뉴를 팔고 있다. 당연히 탄산음료와 에이드도 기본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써놓고 보니 다루는 메뉴들의 종류가 꽤 된다. 개인적으로 음식점을 선택할 때 메뉴가 다양한 음식점은 기피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메뉴가 다양하다는 건 다루어야 할 식자재의 개수가 많아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개별 메뉴의 퀄리티가 떨어지게 되거든. 마치 맥도날드 햄버거가 롯데리아 햄버거보다 훨씬 맛있듯이. 게다가 메뉴가 다양하게 되면 서버들의 접객 수준도 떨어지게 된다. 외워야 될 사항들이 늘어난다는 건, 서빙 시 실수할 확률이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맛은 그냥 저냥 쏘쏘. 근데 사진에 보이는 크림 파스타가 제일 좋았다. 9,500원인데 싸구려 양식집에서 파는 파스타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 다른 파스타들도 먹어보고 싶었다. 수제버거가 제일 잘 나간다는데 그건 그냥 평범한 수준이었고. 아마 제일 만만해서 잘 나가는게 아닐까 싶다. 립......도 그냥 저냥 평범했고... 다만 밥이 조금 꼬들하게 나오더라. 이건 볶음밥에 쓰이는 밥이 같이 나와서 그런거 같던데....이건 마이너스. 다른 메뉴들을 다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크게 이 수준에서 벗어날 거 같진 않다. 흠.


가격. 런치 메뉴가 19,000원부터 24,000원까지 2인 구성으로 마련되어 있다. 우린 세명이니까 메뉴 하나 더하니까 삼만원. 비싸다. 비싸긴 한데 그렇다고 아까운 건 아니다. 가끔은, 가끔은 이런 메뉴들을 먹고 싶은 날도 있는거니까. 한 달에 한번정도는 이런 가벼운 사치정도는 부릴 수 있는거 아닌가. 마 그리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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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서면 존슨식당,존슨식당메뉴판. 메뉴의 가짓수가 조금 많은편이다.서면,서면 존슨식당,존슨식당

슥슥삭삭. 남자 둘 여자 하나가 먹기엔 양이 조금 많았...... 그런거 없고 다 먹음.



위치는 부전도서관에서 전포성당 올라가는 길에서 첫 번째 오른쪽으로 빠지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한 블럭 걸어가면 왼쪽 꺽어지는 코너에 있다. 외부에 존슨 식당이라 커다랗게 적혀 있으니 모르고 지나치긴 쉽지 않을 듯.


덧. 보시다시피 글이 정렬이 안됩니다ㅠ 왜때문인지 아시는 분 댓글 좀 부탁드림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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