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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오늘의 점심

서면 경북식당 _ 애매하다 애매해

by 배고픈험블 2015. 7. 31.

서면 경북식당

오늘의점심,서면

초상권 보호를 위해 얼굴은 가려드렸습니다. 백과장님. 김팀장님.

오늘의점심,서면

여기까지는 충분히 맛있어 보이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1. 때는 2006년. 삼수 공부를 경성대학교 27호관 도서관 열람실에서 하고 경성대학교에 성공적으로 입학한 나는 실로 충격적인 광경을 입학한 첫날부터 경험할 수 있었다. 바로 경성대학교 안의 밥골의 존재가 그것이었다. 경성대안에는 학교안에 식당거리가 존재하는데 학생들은 그곳을 밥골이라 불었다. 다닥다닥 붙어서 서로가 더 맛있다며, 혹은 더 많이 준다며 굶주린 우리들을 유혹했었다. (정말 실제로 일종의 영업이 성행했었다. 점심시간에 밥골을 지나다 보면 심심치 않게 "학생아~ 드러온나~"하는 이모들의 유혹......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상권자체가 넘사벽이라 점심시간엔 맛이 있건 없건 거의 대부분의 식당이 만석이었고 그 가게의 메인 서빙 이모들은 학생들의 얼굴을 얼마나 외우느냐로 단골을 확보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었다. 몇몇 개념을 말아드신 식당(여기에 대해선 추후에 서술하겠다...후....8년이 지난 지금까지 빡침이 올라온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준수한 가성비를 자랑했으며 대체로 제육덮밥, 비빔밥, 라면, 돼지국밥, 돈까스등의 한식과 양식의 바리에이션을 가지고 있었다. 


2. 그러니까 서면에서 점심을 먹는 내가 지금 이런 소리를 왜 하냐면 사무실이 있는 위치가 서면 학원가 한 복판이라 이 주변에 이런 밥골의 정신을 가진 가게들이 존재한다. 오늘 점심을 먹은 경북식당이 바로 그런 곳. 싸고 싸고 또 싸다. 가장 비싼 메뉴가 4천원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편인데 다만 라면은 3천원으로 다소 비싼편이다. 


3. 경성대 밥골의 가격정신은 이어받았으나 맛 정신은 이어받지 못한듯.  솔직히 맛이 아주 뛰어나진 않다. 음... 정말 순화해서 말한건데.... 그냥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맛이라는게 있긴 있다.  소망이랑 민지씨는 먹을만 하단다. 근데 난......음... 그러니까 엄마가 제육볶음해줘서 아싸뵹 하면서 한입 텁 먹었는데.....

    "엄마~ 이거 소금 안 넣었어?"


라는 말이 나올 법한 맛이다. 아 그렇다고 전혀 못먹을만큼은 아니다. 사실 저 가격에 저 정도 밥을 먹을 수 있는데가 많진 않다. 4천원이라고! 야 요즘 한 시간 시급이 5500원이야!! 학원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바로 뛰어나와서 밥 후르륵촤바ㅗ바ㅘ바바 하고 다시 뛰어들어가서 공부를 하려는 열심을 가진 학생이 아 몰랑 밥먹는데따위에 내 지력을 낭비할 순 없지 눈에 보이는거 아무거나 후딱 먹고 빨리 들어가자 싶을땐 충분히 나쁘지 않은 선택지일 순 있겠다. 


4.사실 아까 밥 먹으면서 진지하게 주방에 계신 이모한테 이 제육볶음 어떻게 만드시는거냐고 물어볼 뻔 하긴 했다. 제가 레시피 하나 가르쳐 드릴까요?하면서 말이다.  아니 요즘 세상에 조금만 검색하면 널린게 맛있는 레시피인데 정말 이러시기입니까. 아니 정 안되시겠으면 그거 맛있다고 하드만요. 백주부표 간장양념? 거기다 돼지고기만 잘 볶아도 저거 보단 맛있겠다 정말. 흠... 이모님 보고 계세요? 보시면 저한테 쪽지 보내주세요. 제가 레시피 노트 복사해서 하나 드릴께요.


5. 너무 까내리기만 했나.... 경북식당의 장점은 혼자서 밥먹기 좋다는 점이다. 혼자서 밥먹으러 오는 손님들도 많이 있고 또 워낙 그런 분위기라서 서로 불편하지 않게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6. 간판에서도 느껴지듯이 분명히 서면 한 복판에서 저리 오래 살아남아 있는 이유가 있는 가게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한끼를 때울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경북식당이 서면에 존재할 이유는 충분한 셈이다. 


7. 위치는 서면 한국전력공사 끼고 도는 학원가 골목으로 조금만 내려오다 보면 더 벤티 지나서 바로 보인다. 점심시간이 촉박한 학생들,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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