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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지마,제발

장사 절대로 하지 마라.

by 배고픈험블 2015. 8. 9.

오늘은 장사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으신 분들에게 조금 쓴소리를 하고자 한다. 진지하게 장사를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55&aid=0000327784&sid1=001



 아는 분 중에 작년 11월에 1억이 조금 넘는 자본으로 동네에서 20평정도되는 가게에 요식업 장사를 시작하신 분이 있다. 남편분에게 돈을 좀 얻어 딸과 함께 가게를 차렸다고 했다.친오빠가 인테리어를 해서 싸게 가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하셨다. 당연히 장사라고는 한번도 안해본 분이셨기에 이런 저런 도움을 드렸다. 열심히 하셨다. 본인이 직접 주방에 들어가서 일하셨고, 서비스도 아주 훌륭했다. 자리도 나쁘지 않았다. 그 동네 사람들에겐 먹자 골목으로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자리였다. 오픈 하는 날 100만원 넘게 매출이 올랐다. 그 주 주말에는 200만원이 넘었다. 힘들어 죽겠다고, 들뜬 목소리로 오픈 첫주 주말을 보내고 전화가 오셨었다. 좋았다. 얼마나 좋을까. 딸에게 용돈이 아닌 월급을 주고, 그간 생활비 버느라 고생한 남편에게 땀흘려 번 돈을 건넨다는건. 


그렇게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분에게 전화 한통을 받았다. 오늘 간판을 내리신다며.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아마 소규모창업 또는 소자본창업이라는 키워드를 타고 들어오셨을거라 생각한다. 또 거기서 대부분은 외식업을 생각하고 계실테고. 혹 외식업이 아닌 소자본창업에 관한 정보를 얻으시려 들어오신 거라면 이 글을 다 읽을 필요가 없으시다. 왜냐하면 이 글은 소자본창업-외식업 에 관한 글이기 때문이다. 


단어부터 정리하자. 소자본창업.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소자본? 그래, 소자본이 얼만데? 


외식업에서 소자본은 1억이다. 1억. 그러니까 한달에 200만원씩 저금을 하면 일년이면 2400만원. 4년만 모으면 소자본창업을 할 수 있다. 웃기지 않은가. 이게 무슨 소자본창업이야. 이 사기꾼새끼들아. 말이 좋아 소자본이지 1억이 언제부터 소자본이였냐. 아무리 돈이 값어치가 없어졌다지만 1억을 준비해야하는 창업을 소자본창업이라 포장하는 사기꾼님들이 아직도 이 세계에는 만연하다. 

결론부터 말하자. 애초에 소자본창업이란 없다. 가게 하나 여는데 아무리 대충 생각해봐도 5천만원 넘게 들어가야 하는데 이 금액 소자본이라 하기엔 내 월급이 너무 불쌍하다. 음식장사 10평에서 20평하는데 아무리 못해도 1억 든다. 아닐 수 있다. 몇몇 다른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말하는 것처럼 훨씬 더 저렴하게 가게를 차릴 수 있다면? 꿈 깨시라. 손님들 귀신같이 안다. 돈 들인 가게인지, 아닌지. 요즘 얼마나 잘나오는 가게들이 많은데 돈 안들인 가게에서 굳이 밥을, 또는 커피를 먹으러 가겠냐. 안간다. 나만해도 그냥 가까운 스타벅스,서가앤쿡 가고 만다. 왜? 거기가 더 나아보이니까.


솔직하게 말리고 싶다. 도시락 싸들고서라도 따라 다니며 말리고 싶다. 그렇게 돈 버릴꺼면 그 돈 차라리 나 k5 이번에 나온 신형 한대만 사달라고 조르고 싶다. 양심상 풀옵까진 바라지도 않고 럭셔리정도만 해주면 영어로 땡큐, 중국어로 셰셰,일본....아니 길 바닥에 돈 쏟아부으면서 왜 나한테는 안써? 하면서 헤어진 여자친구 얼굴이랑 똑같이 할 자신 있다. 아, 때리진 말고. 


그래도 할거면 몇 가지 좀 물어보자. 


1. 식당에서 일 해 보셨어요?  ( Y ) OR ( N ) ------ 여기서 N이면 당장 가서 식당에서 1년만 일해보고 그 퇴직금 받아들고 다시 와라.

2. 주방에서 일 해 보셨어요?  ( Y ) OR ( N ) ------ 여기서 N이면 당장 가서 주방에서 1년만 일해보고 그 퇴직금 받아들고 다시 와라.

3. 아시는 외식 브랜드가 20개 이상인가요? ( Y ) OR ( N ) ------여기서 N이면 당장 가서 유행하는 브랜드들 50개 넘게 알아봐라.

4. 설겆이 질리도록 하고 싶으세요? ( Y ) OR ( N ) ------  여기서 N이면 당장 가서 하던 일 마저 하시라.

5. 그렇게도 하고 싶은 일이 없으세요? ( Y ) OR ( N ) ------ 여기서 Y이면 노답임. 그냥 장사하셈.


저 모든 코스를 넘어온 그대의 끈질김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이 결과가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신은 당신의 성공을 믿겠지만 난 아니다. 무수히 많은 실패와 한숨들을 보아왔다. 그들중엔 나와 같은 부모들도 있었다. 창업박람회에서 내가 제일 무서웠던 사람들은 유모차 끌고 오는 부부들이었다. 왜냐고?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들의 소자본이 어떤 돈인지를. 저기에 그들의 인생이 담겨있는걸. 아이의 분유와 기저귀와 어린이집 특활비가. 여름이면 수영복이. 겨울이면 겨울옷이 저 자본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들이 장사하려는 걸 말리고 싶다. 아 하지 말라니까요. 진짜 다 망해요. 다. 다 필요없어요. 유행이고 나발이고. 무조건 망해요. 


.......늦게 망하는 법은 있다. 그래도 1억 투자한 금액 뽑아내고 대충 한 1,2년 먹고 살다가 권리금 받고 점포 넘겨서 남는 장사 하는 방법이 있기는 있다. 아니 어쩌면 정말 잘되서 평생 먹고 살 직장의 사장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방법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나도 아빠니까. 나도 애 키우는 사람이니까. 그 마음 알겠어서 좀 도와주려 한다.


근데 쉽지 않다. 아니 졸라 어렵다. 그러니 제발 장사 절대로 하지마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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