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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

티볼리 잡으려고 만들었다! 기아 셀토스.

by 배고픈험블 2019. 8. 12.

지난 2015년 쌍용 티볼리 출시 이후 국내에서는 소형 SUV의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현대자동차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처음으로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현대·기아가 아닌 다른 브랜드가 가져가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 국내에서 호랑이 노릇을 한 현대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현대자동차는 이 빼앗긴 소형 SUV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유례없이 많은 종류의 신차를 출시하였다. 현대의 코나, 베뉴 그리고 기아의 스토닉과 오늘 소개할 셀토스가 바로 티볼리에 대한 현대·기아의 대답이다. 

 

"내놔, 니가 앉은 그 자리"

 

기아의 셀토스. 너 도대체 정체가 뭐니?

기아의 셀토스, 너 도대체 정체가 뭐니?

처음 셀토스를 봤을 때 이 차의 차급을 쉽게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소형이라고 하기엔 이미 스토닉이 있고, 준중형이라고 하기엔 스포티지가 있다. 그럼 얜 도대체 정체가 뭘까? 

 

우리의 친구 네이버와 다나와 자동차를 곰곰이 살펴본 뒤 답을 찾았다. 이 친구는 '소형 SUV'이다. 왜냐고? 우선 배기량이 1600cc이다. 그에 반해 준중형 SUV라고 불리는(네이버 기준) 스포티지는 배기량이 2000cc다. 그럼 기아는 소형 SUV인 스토닉을 만들고 또다시 소형 SUV인 셀토스를 만들었을까? 

 

티볼리와 코나에 비해 판매량이 부진한 스토닉

그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판매량. 지난 7월간 스토닉의 판매량은 559대로 니로EV의 784보다 낮다. 티볼리는 3,435대가 팔리는 동안 말이다. 기아는 스토닉이 부진한 이유를 '크기'에서 찾은 듯 하다. 스토닉도 나쁘진 않지만 작아도 너무 작은 감이 있다. 스토닉과 비슷한 시기에 판매를 시작한 코나의 경우 지난달 3,187대로 판매량이 크게 나쁘지 않다. 그럼 무슨 차이냐. 남들에게 보여주기에 스토닉은 '너무 작다는 것'이다. 셀토스의 크기를 차분히 살펴보면 실내 공간을 말해주는 휠베이스는 50mm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밖으로 보이는 전장의 경우는 235mm나 차이가 난다. 외관상 차급이 달라 보이는 수준이다. 소형 SUV의 주된 고객층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사회초년생, 여성,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나이. 디자인적으로 봤을 때 스토닉은 스포티지를 좀 더 닮아있다. 셀토스는? 스포티지보다는 티볼리와 겹쳐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인 걸까?

셀토스의 예고된 팀킬

셀토스의 와이드 10.25인치 네비게이션
스포티지의 8인치 네비게이션

셀토스가 스포티지를 '팀킬' 하리라는 건 위 사진 2장만으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디자인 언어 자체가 차이나 보이지 않는가? 주변에 젊은 여자 아무나 붙잡고 지금 당장 물어봐라. 내기를 해도 자신이 있다. 2가지 내비게이션 중 어떤 것이 더 마음에 드냐고. 이건 진짜 물어보나 마나 한 이야기다. 

 

셀토스의 스포티지 팀킬에 대한 기사

 

위 기사에 달린 댓글

그럼 이걸 기아에서 예상 못했을까? 아니, 기아에서도 분명히 예상했을 것이다. 자기들이 봐도 뻔하거든. 그러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스포티지를 더 뜯어 고칠까? 이미 스포티지 볼드로 상황을 타개해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셀토스가 스포티지의 판매량에 간섭할 줄 알고도 셀토스를 출시했다. 왜? 스토닉이랑 스포티지 판매량 합쳐도 티볼리 못 잡거든. 기아자동차는 이렇게 해서라도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고 싶었던 것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서든어택2가 낳은 명언....
소형SUV 판매실적 19년 7월 - 출처 : 다나와 자동차

 

다행히 셀토스는 서든어택 2와 같은 성적표를 받게 되진 않을 것 같다. 티볼리에 비해 고작 100여 대 정도 모자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차효과를 생각하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어찌 됐건 코나와 셀토스를 합치면 티볼리 판매량의 2배 가까이 되니 만족스럽지 않을까? 이 성적표를 받아 든 기아자동차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아참, 베뉴는 좀 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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