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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

그렌저가 국민차인 시대에 나오는 서자, 신형 K3

by 배고픈험블 2018. 1. 23.

아반떼가 국민차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그렌저가 아반떼의 위치를 차지해버렸으니 말이다. 2018년의 우리는, 말 그대로 개나 소나 그렌저를 모는 시기에 살고 있다.  이게 나라냐.


누군가 내게 그렌저 1대 살래, 아반떼 2대 살래 물어본다면 10번이면 7번 이상은 아반떼 2대를 고르겠다. 도대체 2배나 되는 가격을 가지고 고작해야 무릎 앞 주먹 하나 정도 더 들어가야 하는 차를 사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게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은 1천만원 중반대의 가격에서 사회 초년생들의 애마로써, 신혼 부부들의 시작을 함께 하는 차로서 그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라는 토요타의 코롤라도 준중형이고 그 바로 밑에 슈퍼 노말 아반떼가 호시 탐탐 1위를 노려보고 있다.


오늘 알아볼 자동차는 그런 아반떼의 자리를 넘보는, 서자로서 장자의 자리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서자 K3이다.(수출명 포르테) 


k7보다는 그렌저가, k3보다는 아반떼가 더 좋은 차인 것은 배그 하러 피시방 가던 초딩도 아는 사실. 신형 K3가 발표된단 소리를 들었을때 시즌 지난 굿즈만 잔뜩 들어있는 스타벅스 럭키백을 뜯은 것만 같았다. 뭔가 잔뜩 들었는데 맘에 드는게 없어... 그래도 예의상 한두개 정도의 올 시즌 굿즈를 넣어주니까 그게 어떤건지라도 알아보도록 하자.  



1. 외관디자인


6년만에 풀체인지되는 신형 K3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 이후로 기아자동차는 K5에 이르기까지 매번 정제되고 날렵한 디자인 언어를 자사 차량에 성공적으로 반영해왔다. K5에서 시작된 그것은 기아차 전체를 변질시킨 뒤 신형 K5에서 완성됐다. 그들은 그들의 형님인 현대와 차별화된 디자인 언어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매혹적인 차를 만들어내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피터 슈라이어가 현대로 넘어간 이후 기아가 가지고 있던 디자인 언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스포티지였다. 최근의 스팅어는 호평을 받긴 했지만 디자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최근의 최근에 나온 레이는 내게 확신을 갖게 했다. 기아는 더 이상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전 세대 레이에 비해 도무지 나아진 점을 찾을 수 없는 신형 레이



신형 K3도 기대를 실망으로 바꾸어 놓기에 부족함없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좋지도 않다. 도대체 K5를 그렇게 새끈하게 잘 뽑아놓고 K3는 왜 이따위로 만들어 놓은 건지! 


헤드램프가 아주 특이하다. 4개의 LED 램프가 마치 해바라기처럼 붙어있다.

헤드램프는 신선하지만 기괴한 형상을 가지고 있고 기아 특유의 그릴과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아이돌 커플 마냥 어색하기만 하다. 차라리 K5처럼 그릴과 헤드램프를 이어 붙이는 디자인을 미니멀하게  줄였으면 어땟을까. 그릴 양쪽 하단에는 ㅋ모양의 방향지시등이 자리잡았다. 미국에선 포르테의 F라는데 여긴 한국이니까... 마케팅팀에서 저걸 어떻게 포장할지 기대된다.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저 C필러


K7을 연상케 하는 잘록하게 들어간 그릴. 몇 안되게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옆선은 전면에 그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잘나왔다. 전면에서도 얼핏 스팅어가 보였는데 측면에선 그 정도가 더하다. 전면에 그릴이 마치 k7의 그것처럼 안쪽으로 잘록하게 들어가 있는게 아주 멋스럽다. 차체의 무게 중심은 아반떼에 비해서 살짝 껑충한 느낌이 없진 않은데 크게 문제될 건 없어보인다. 너무 무난한게 문제라면 문제. C필러는 최근 유행하는 디자인을 그대로 해석한 쿠페인듯 쿠페아닌 쿠페같은 디자인이다. 17인치인 휠 디자인도 무난하고 무난하다. 조금 더 날렵하게 만들 순 없었을까.  


트렁크 아랫쪽에는 LED가 들어가 있지 않다. 왜죠?


후면 디자인은 신선하다. 사실 신선하다고 하기에는 이미 그렌저나 스포티지에서 따온 듯한 리어램프가 이어지는 듯한 형상이지만... 직선적인 LED가 리어램프 안에 들어 있는 디자인인데 기아에서는 이를 화살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뭐 그렇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자. 



2. 실내디자인


칭찬해줄만한 실내 디자인. 전체적으로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다.


버튼의 소재나 질감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8인치 네비게이션이 돋보인다.

외관에서 실컷 깟으니 이제 좀 칭찬해 줄 시간이다. 

실내 디자인은 전 세대 K3와 비교해서 월등히, 아반떼ad와 비교해서는 근소한 우위를 보인다. 핸들이나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무난하게 잘 빠진 정도지만 8인치 터치스크린 네비게이션은 마치 바닥에서 올라온듯한 인상으로 센터페시아 가장 자리에 인상깊게 자리하고 있다. 앞열 양쪽 끝 송풍구도 개성있으며 크게 무리하지 않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조금 아쉬운 거라면 핸드 사이드 브레이크와 컵홀더가 자리 잡은 부분에 조금 더 디테일이 있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정도 뿐. 기어봉 주변의 디자인이나 공조기 주변부 버튼의 질감도 만족스럽다. 


캐쥬얼한 감각의 스티어링 휠. 무난하고 무난하다.


개인적으로 기아의 스티어링 휠을 볼때마다 앙증맞다는 느낌을 자주 갖는데 신형 K3의 경우도 이와 같다. 덕분에 훨씬 더 캐쥬얼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상이지만 나이 있는 남성에겐 다소 여러울 수 있는 디자인. 


허리를 잡아 주는 시트. 사실 요즘은 다 저렇게 나온다.


시트가 눈에 띄게 허리를 잡아주려고 안달난 녀석처럼 자세를 잡고 있는게 재미있다. 


아반떼에서 복붙한 듯한 2열 시트. 디자인도 공간도 흡사하다.


2열 공간은 사진 상으로 보면 아반떼와 크게 차이나 보이지 않는 수준. 실제로 앉아보면 아반떼보다는 근소하게나마 큰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건 실제로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트렁크 공간은 자신의 장기를 잘 살렸다. 이 차급에서는 가장 넓은 수준으로 잘 나왔다. 누구 말마따나 현대아이파크 지으러 갈 사람이 자동차 공장에 온 수준의 트렁크 공간을 보여준다. 얘네들은 도대체 어떻게 차를 만드는 걸까. 


모터그래프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면 리어 스포일러를 발견할 수 있는데 구글링에서 찾은 이미지에는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 아마 옵션에서 선택할 수 있는듯 하다. 


3. 기타 


화이트펄을 보니 그래도 이전 세대 K3보다 조금 나아보이긴 한다.


국내 출시되는 K3는 현재 발표된 북미사양의 K3와 파워트레인이 달라진다고 하니 이 부분은 넘어가자. 뭐 아반떼랑 똑같은거 달고 나오겠지. 1.6GDI에 6단 자동변속기 정도, 150마력과 16정도의 토크를 가지고 있지 않겠나. C-MDPS 스티어링휠일테고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빔 인것으로 추정된다. 


가격도 아반떼 수준으로 나올 것이다. 형님보다 비싸게 나올 순 없을테니... 또한 후측방 충돌 경고,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반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되어서 아반떼보다 더 저렴하긴 힘들다. 그 외에도 무선 충전 트레이 나 안드로이트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연동이 가능하다고 하고 하만카돈사(여기가 어디야)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다는데... 그래봐야 1,500짜리 차에 뭐 얼마나 좋은게 달리겠냐. 

출시는 올해 3월 초순에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4. 총평


K3는 아반떼와 코롤라를 따라 잡을 수 있을까? 안될거야 아마...

코나와 스토닉을 보면서 들었던 기분이 페이스 리프트를 앞두고 있다는 아반떼 AD와 신형 K3를 보는 기분과 정확히 겹친다. 나쁘진 않은데...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작품을 보는 기분. 캐쥬얼하고 귀여운 차이긴 하지만 어딘가 하나, 아니 좀 많이 부족해보인다. 분명히 못 생기지 않았는데, 도무지 매력을 찾을 수 없는 녀석 토요타의 코롤라가 이런 느낌이긴한데... 기아가 시장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기대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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