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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새벽수영

새벽 수영을 하면서 느낀 점 4가지.

by 배고픈험블 2017. 2. 28.

원래 5가지라고 쓰고 싶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1개가 더 안 떠오른다.

2월부터 새벽수영을 시작했다. 6시 시작인 새벽수영. 장소는 곰두리스포츠센터.
안해는 돈 버리지 말라며 말렸지만 내 귀에는 프레디 머큐리의 돈 스탑핏 나우만 들릴 뿐이었다.

총 24일 중 18일 출석 75%
아쉽다. 80%는 넘고 싶었는데.
중간에 한 타임 못 일어났던 기간이 있었는데 그게 컷다.

1. 약간 우쭐하게 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한 날은 약간 우쭐한 기분이 든다. 
스스로가 대견히 여겨져서 그런듯.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대견해 하고 있다. 잘했어, 채수현.
그런데 이 약간 우쭐한 기분이 하루를 보내는데 굉장히 큰 힘이 된다.
새벽기도하면서 펑펑울고 나왔을 때, 푸르스름한 골목길을 걸어갈 때의 그 상쾌하고 개운한. 
남들보다 학교 일찍 갔을때 적막한 교실에서 혼자 앉아 있을때의 기분좋은 고독같은 거.
새벽에 운동을 하고 나니 하루종일 생기발랄하게 보낼 수 있었다.

학습된 무기력이라는게 있다더라. '학습된 무기력' 이라는 문장을 보자마자 무릎을 쳤다. 
지난 30여년간의 나를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이었기 때문.
그럼 이 학습된 무기력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 에서 이 구절을 읽으면서 발견했다.

작은 결심을 하고 이를 지켜라.

2월 한 달간 새벽 6시에 18번 수영장에 나갔다. 옳지 옳지 보이 하!

2. 수영한다고 배 안들어간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좀 뛰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유산소 운동은 생각보다 살이 잘 안빠진다. 근육운동이 오히려 살을 빼는데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수영은 아주 약간의 근육운동과 엄청난 양의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니 살이 안빠진다. 1달 내내했는데 1키로정도 빠진거 같다.
그리고 어깨가 아주 약간 넓어진듯한. 맞지 맞지 그 느낌적인 느낌 느낌.

3. 난 수영 천재가 아니었다.

만약 당신이 수영 천재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수영장으로 달려가라. 
그리고 그 수영장 1번 레인 (초급레인)의 에이스(대개 제일 앞에서 수영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에게 1:1대결을 신청해라.
종목은 자유영,배영 2가지만. 50미터, 50미터 정도하면 될거다. 
그 대결을 마치고 나면 나머지 레인에 있는 사람들이 박태환 아니 펠프스처럼 보일 거다. 
수영강사 앞에 서면 마인부우 앞에선 크리링의 기분을 알게 된다. 내가 그랬다.

난 내가 수영을 타고 났다고 생각해왔다. 수영을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왠만큼 수영을 할 수 있었으니까.
어릴때부터 물이 너무 좋았다. 물을 무서워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수영장 가면 금방 내가 1등 할 줄 알았다.
그리고 곰두리스포츠센터에서 이 나라 조기 수영 인프라를 경험했다. 이 나라에 박태환이 나온건 우연이 아니었다.
새벽 6시 수영장엔 샤워실 자리가 모자랄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엄청난 실력자들이었다. 개중에는 초등학생들도 있었는데 이 친구들은 나를 쭈구리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난 그저 루키 루키 보이 하!

4. 새벽수영 빈 자리 나는게 하늘에 별따기다.

다시 말하지만 새벽수영하는 사람들 겁나 엄청 엄청 많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새벽수영을 다짐한다면, 우선 가까운 수영장에 빈 자리가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이다.
가까운 수영장이 구 또는 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이라면 백퍼센트 자리가 없을 것이다. 특히 새벽에는 말이다. 
수영 하려고 했는데 여기까지만 읽고
'아, 역시 난 수영은 아닌가봐'
라고 생각한다면 안된다. 수영장에 전화를 돌려 어떻게해서든지 빈 자리를 찾아내라.

만약 주변에 나 이번달부터 새벽 6시에 수영할꺼야! 라고 말하면 그 주변인은 십중팔구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니가?" (손담비 표정으로)

7 habit의 첫번째 습관은 바로 '주도적이 되라' 임을 기억하라.
그 주변인은 저렇게 반응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주변인의 평가를 무시해라. 절대 귀 기울이지 마라.

일찍 일어나라. 운동이 아니더라도 나를 유익하게 할 수 있는 무엇이든지 하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산책을 하고, 포켓몬을 잡고(응?), 운동을 하고, 성경을 읽고, 수영장의 물을 갈라라.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일을 하라. 시간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마 슈퍼 루키 루키 보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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